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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생활

임시숙소 구할 때 생각해 봐야 할 것

by freeorchild 2022. 12. 5.

2022 워킹홀리데이 런던 캐나다 정착기

처음에 워킹 홀리데이를 준비하고 있다 보면 큰돈이 쑥쑥 빠져나가는데 그중의 대표주자가 바로 항공권과 임시 숙소 비용이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워킹홀리데이 네이버 카페에 예상 지출을 얼마로 잡아야 할까요 물어보지만, 속 시원한 답변을 들은 경우가 없어 보인다. 항공권을 제외하고 적게는 300부터 1,000만 원, 많게는 몇 천 단위로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일단 모든 질문에 앞서서 이 글을 보는 사람은 자신의 워킹홀리데이 목표를 다시 점검해 보길 바란다. 미리 예약할 거 다 예약해 놓고 출국 전에 or 도착하고 몇 달 살고서 현타를 받아 글을 올리는 경우도 많이 봤기 때문이다.

에어비앤비 고양이 Sativa 22년 6월생
집주인 Sativa



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조건은 1. 안전하고, 2.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고, 3. 뭔가 생명체가 있는 공간이었다. 1, 2번에서 고개를 끄덕이다가 3번에서 갸웃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그때는 한국의 강아지 생각이 많이 날까 봐 걱정이었다. 그나마 애교스러운 고양이가 있어서 많은 위안이 되었던 것 같다.

이쯤에서 다시 짚어보는 나의 워홀 목표는 독립이었다. 단순히 집을 나오는 것 수준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단단한 독립, 그동안 알아왔던 것 다 리셋하고 정말 새로운 지역에서 '그냥 뭔가' 새롭게 밑바닥부터 해보고 싶었다.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해 계획을 탄탄하게 세울 수 있을 리도 없고, 한국에서는 아이엘츠 공부를 해서 왔다. 영주권에 대한 가능성도 넓히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남들은 1 주면 된다, 2 주면 된다고 하는 임시 숙소를 한 달 조금 넘게 빌렸다. 정말로 워홀을 진행할지, 아니면 한 달 놀고 올지 결정하는 마지막 마지노선인 셈이었다.

에어비앤비 집 거실, 내가 가장 좋아하던 공간
에어비앤비 집 거실, 내가 가장 좋아하던 공간



나는 이 거실 공간을 가장 좋아했다. 여기 앉아서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있으면 고양이가 슬쩍 창가로 올라서 바깥 구경을 한다.

잠깐 즐기러 왔든, 워홀을 통해 영주권까지 노려보는 사람이든 가장 중요한 건 '안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어떤 임시 숙소를 정할지, 어떤 지역을 갈지 정하는 사람들은 너무 돈을 아끼려고 하지 말고 안전하고 깨끗한 곳에서 생활하기로 결정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주택가라 안전할 거라 믿고 밤에 조깅 다니거나 장보고 오지 말고! 그러다가 안 좋은 일을 당하는 뉴스가 너무 많다.

캐나다에 왔으니 잊지 말고 캐나다 자연 즐겨보기

 

North Thames River
North Thames River
다운타운을 갔다오는 길에 늘 걸어다녔던 산책로
다운타운을 갔다오는 길에 늘 걸어다녔던 산책로



집 근처에 온통 도로만 있는 곳 말고 산책로가 있는 지역도 좋다. 날이 따듯할 때는 잠깐 나가서 책도 읽고 샌드위치도 먹고 어쩔 때는 일부러 전화영어를 바깥에 나가서 하기도 했다. 어떤 사람들은 머그잔에 마실 거 담아서 머그잔 채로 들고 산책을 다니기도 한다. 정말 집에서 커피 내리다가 날 좋은 걸 보고 바로 나온 느낌적인 느낌

주의 )) 모든 건물이 다운타운에 있고 어학원 같은 시설도 보통 다운타운에 있으니 나는 다운타운에 임시 숙소를 잡아야지! 그러면 더 적응하기 편하겠지?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이곳은 주거지역과 다운타운이 나뉘어 있는데(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음..) 다운타운에는 노숙자나 약을 한 사람들이 거리에 많이 다니기 때문에 안전하지 않다고 여겨진다. 에어비앤비 호스트한테도 물어봤더니 자기는 저녁 이후로는 다운타운에 나가질 않는다고... 나도 처음에 영어 공부한다고 친구와 도서관에 있다가 오후 5시 반 넘어서 슬슬 나왔더니 해가 뉘엿뉘엿 지는 정도였음에도 동네 분위기가 확 변해있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 뒤로는 해지기 전에 얼른얼른 돌아왔다.

Sharon Creek에서 paddle boarding
Sharon Creek에서 paddle boarding



에어비앤비로 호스트와 둘이 지내다 보니까 같이 취미활동도 같이하곤 했다. 환상적인 패들보딩 사진은 다음에 소개해 보도록 하는 걸로 하고... 너무 좋은 분을 만나서 같이 다양한 시간을 보냈다. 날씨가 겨울로 넘어가며 쌀쌀해질 때는 같이 애플파이도 해 먹었다. 메인으로 즐긴 활동은 패들 보딩인데 처음엔 물 위에서 물 하나 안 젖고 노 젓는 게 별 건가 싶었지만, 곧 재미를 알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나는 150만 원 정도로 35일을 빌렸고, 에어비앤비를 이용해서 예약했다.

싸게 하려면 얼마든지 싸게 할 수 있다. 지하 베이스먼트를 구하거나, 다른 사람과 룸 셰어를 하거나, 여럿이 사는 집을 들어갈 수도 있고, 대학교 근처나 다운타운엔 생각보다 조건 대비 싼 집이 많다. 하지만 모든 싼 집이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싼 곳에는 이유가 있고, 특히나 캐리어 몇 개씩 들고 이제 막 캐나다에 입성한 사람들이 임시 숙소에서부터 피해를 입거나 불편을 겪고 이르게 꿈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건 해본 건 아니고 혼자 생각만 해본 건데, 만약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돈이 문제예요'라고 한다면, 어학원 1-2주 등록하고 기숙 시설에 들어갈 수는 없으려나..??


아무튼 모든 워홀러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로망을 이뤄낼 수 있기를!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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